Interviews

주한 헝가리 대사

주한 헝가리 대사 H.E. István SZERDAHELYI 인터뷰 헝가리: 지성과 전통을 이어가는 나라 중앙유럽에 위치한 헝가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자리한 내륙국으로, 오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 뛰어난 교육과 과학기술 전통을 자랑한다. 비록 영토는 크지 않지만 헝가리는 지식과 혁신의 본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작은 국가에서 배출한 세계적인 발명가와 과학자들은 인류의 일상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볼펜(ballpoint pen)은 라슬로 비로라는 헝가리인의 발명품이다. 또한 비타민 C를 처음 분리한 알베르트 센트죄르지, 홀로그램 기술의 창시자인 데니스 가보르 역시 모두 헝가리 출신이다. 오늘날에도 헝가리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mRNA 백신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한 카탈린 카리코 박사다. 그녀는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로로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또한 같은 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페렌츠 크라우스 박사도 헝가리 출신으로, 레이저 물리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연구를 주도했다. 이러한 인재들을 배출할 수 있었던 이유는 헝가리의 교육 수준이 매우 높고, 과학과 연구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탄탄하기 때문이다. 헝가리는 문화적 측면에서도 유럽과 아시아, 고전과 현대가 공존하는 다채로운 국가이다. 음악, 무용, 미술, 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쳐 세계적인 수준의 작가와 예술가를 배출하고 있으며, 부다페스트는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도시이자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과 헝가리, 정치·경제·문화·교육 전 분야에서 강화되는 협력 헝가리와 한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끈끈하고 실질적인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한국은 헝가리의 4대 투자국 중 하나로, 독일, 미국, 오스트리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외국인 투자국이다. 특히 삼성SDI, SK온, 에코프로 등 전기차 배터리 산업과 관련된 한국 기업들은 헝가리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해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는 울산에 이어 헝가리에 두 번째로 큰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의 기술력은 독일의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의 협력을 통해 유럽 산업 지형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헝가리에는 현재 약 300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이들 기업과 함께 일하는 수많은 한국 주재원과 가족,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헝가리 내 한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 식당, 한인마트, 한국 제품을 취급하는 상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한국 음식인 만두, 양념치킨 등도 현지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한국 내 헝가리 기업의 진출은 다소 미미하지만, 헝가리 학자와 연구자들이 한국의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며 학술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헝가리는 고등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는 양국 간 미래 협력의 중요한 토대를 제공하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지식 기반 혁신으로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대사는 양국 관계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제조업 중심의 협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연구개발(R&D), 과학기술, 인재교류 등 지식기반 협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한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2022년 4월 한국과 헝가리 정부가 공동으로 시작한 ‘경제혁신파트너십 프로그램(EIPP)’이다. 이 프로그램은 배터리 산업의 전 생애주기, 즉 제조뿐만 아니라 재활용, 충전 인프라 구축, 관련 교육, 연구개발 등까지 포괄하는 3년간의 중장기 협력 프레임워크다. 2025년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연장 및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와 더불어 삼성SDI는 헝가리 우보다대학교에 연구개발을 위한 직접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기술혁신의 거점으로서 헝가리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헝가리 정부 역시 학문적 교류를 장려하며 ‘스텝헌디움 헝가리쿰(Stipendium Hungaricum)’이라는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한국 학생 100명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의학을 포함한 여러 학문 분야에서 500명이 넘는 한국 유학생이 헝가리 대학에서 수학 중이다. 대사는 “우리는 한국과 협력해 단순 제조를 넘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혁신을 통해 양국 모두에게 윈윈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H.E. István SZERDAHELYI 대사 2022년 9월,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대사는 주한헝가리대사로 부임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싱가포르와 일본에서 각각 5년씩 대사직을 수행한 아시아 전문 외교관이다. 그는 “일본, 싱가포르, 한국은 비슷해 보이지만, 각기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어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다. 바나나와 배는 모양도, 맛도 다르지만 각자 고유한 가치를 지닌 것처럼 말이다”라고 설명하며 문화적 상대성에 대한 철학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매우 다이내믹하고 개방적이며, 민주주의와 정치 참여에 있어 매우 성숙한 국민이다. 세종대로에서 벌어지는 평화로운 시위는 정치적 자유와 의식 수준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 한국에 와서 일을 시작했는데, 사회 전반의 역동성과 빠른 회복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 사회에 깊은 관심을 가진 그는 현재 한국어도 공부하고 있으며, “한국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 양국 간 진정한 교류를 위해 언어는 매우 중요한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주한헝가리대사관, 문화와 학술을 넘어 전략적 협력의 중심으로 서울 명동에 위치한 헝가리문화원은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미술 전시, 클래식 음악 공연, 무용, 연극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주최하고 있으며, 대사는 “부산 국제무용제, 대구 및 서울의 콘서트, 아트부산에서 열린 헝가리 현대미술 전시회 등 앞으로도 수많은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며 적극적인 문화외교 행보를 밝혔다. 한편 부다페스트에는 한국문화원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으며, K-POP, K-드라마, 한국어 등에 대한 관심은 헝가리 청소년들 사이에서 뜨겁다. 특히 부다페스트의 2개 대학에는 한국학과가 설치되어 있으며, 매년 수백 명의 학생이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있다. 한류는 헝가리 청소년들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고, 그들은 방 안에 BTS, 블랙핑크의 포스터를 붙이고 한국어로 노래를 따라 부른다. 양국 정부는 경제협력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양국 경제부 간에 무역 및 투자 증진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무역·투자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켜 실무 차원의 구체적인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민간 차원 교류를 넘어, 국가 차원의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인터뷰 말미에 새르더해이 이슈트반 대사는 한국 국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따뜻한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한국이 정말 좋습니다. 한국에서 지내는 시간은 매우 소중하고 행복한 경험입니다. 헝가리는 작은 나라지만 한국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이끄는 삶에 간섭하지 않으면서도, 곁에서 함께 손잡고 걸어갈 수 있는 친구이자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공적인 국가입니다. 우리는 한국의 발전을 지켜보며 기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 깊고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과학, 예술, 교육,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한국과 함께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길 희망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로운 것을 시작하기보다, 지금까지 잘 해온 것을 더 깊이, 더 강하게 밀고 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양국 관계의 지속 가능성과 실질적인 성과 창출을 강조했다. <실록출판사 김성민 국장>

주한 헝가리 대사 더 읽기"

주한 아일랜드 대사

주한 아일랜드 대사 Michelle Winthrop 인터뷰 2023년은 아일랜드와 대한민국이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4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였다. 이 중요한 전환점에서 양국 간의 관계를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인물이 바로 Michelle Winthrop 주한 아일랜드 대사다.  2022년 8월 부임 이후 그녀는 아일랜드의 문화, 경제, 외교적 위상을 한국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다양한 방면에서 양국 협력을 심화시켜왔다. 본지는 Winthrop 대사와 서면으로 아일랜드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한-아일랜드 관계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일랜드: 고대 유산과 현대의 활력을 동시에 품은 나라 “아일랜드는 유럽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한 섬나라로, EU 회원국 중 가장 서쪽에 있습니다. 인구는 약 500만 명이며, 면적은 한국보다 조금 작은 84,000㎢입니다. 오늘날 아일랜드는 26개 카운티로 구성되어 있고, 1921년 섬이 분할된 이래 6개 카운티는영국관할 하에있습니다. Winthrop 대사는 아일랜드가 100년 전 국가를 수립했으며, EU에 가입한 지도 50년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매우 자랑스러운 EU 회원국이며, 유엔에서도 평화와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강력한 지지국입니다.” 영국의 오랜 점령 속에서도 아일랜드는 고유의 언어, 문화, 전통을 지켜냈다. “음악, 문학, 영화, 고대 스포츠 등에서 아일랜드는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으며, 세인트 패트릭 데이를 통해 이러한 유산이 세계적으로 조명됩니다.” Winthrop 대사는 아일랜드와 한국의 유사점도 강조했다. “분단된 민족사, 광범위한 디아스포라, 기근의 기억, 그리고 사람 중심의 경제와 문화 등에서 우리는 닮아 있습니다.” 첨단 기술과 농업이 공존하는 다변화된 경제 “아일랜드는 단일 주력 산업보다는 ICT, 의료기기·제약, 농업비즈니스, 항공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선도 기업의 초기 투자가 지원 기업, 법률, 인재 파이프라인 등의 생태계 조성으로 이어지면서 성장해왔습니다.” 특히 농업은 국가 차원의 오랜 연구개발 투자와 농민 협동조합 지원으로 발전했다. 아일랜드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우리는 EU 내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다양성이 풍부한 인력풀을 가지고 있으며, 영어를 사용하는 유일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경제 지표도 긍정적이다. 실업률은 4.1%로 낮고,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연 5%씩 꾸준히 증가 중이다. 인구 증가율도 안정적이며, 세수는 팬데믹 이후에도 건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한 대사로서의 3년간의 성과 “부임 이후 9명의 아일랜드 장관, 3명의 시장, 그리고 총리가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특히 COVID-19 이후 아일랜드 커뮤니티를 재건하고, 비즈니스 및 교육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습니다.”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아일랜드산 쇠고기의 한국 시장 진출이었다. “13년간의 협상을 통해 드디어 한국 시장이 열렸습니다. 이는 세계 최대 소비국 중 하나인 한국 시장에 진출한 중요한 계기입니다.” 문학 축제 개최, 아일랜드 예술가 및 작가의 초청 등 문화 분야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임기가 1년 남았지만, 이미 큰 성취를 이루었다고 느낍니다.” 한-아일랜드 외교 40주년, 그 이후를 향해 “한국이 EU의 ‘호라이즌 유럽(Horizon Europe)’ 프로그램에 준회원국으로 가입한 만큼, 연구와 교육 교류가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양국 모두 문화를 중요시하며, 자유무역·인권·기후변화·다자주의 같은 국제적 사안에 대해 유사한 시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양국은 더 자주 협력하고 소통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무역과 서비스 교류: 보이지 않는 경제의 흐름 2024년 기준, 한-아일랜드 간 상품 교역 규모는 27억 유로에 달한다. 이 중 수출은 10억 유로, 수입은 17억 유로이며, 서비스 교역은 2023년 기준 42억 유로로 증가 추세다. 2025년 상반기에는 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출로 인해 전년도 동기간 대비 수출이 두 배로 늘었다. 대부분의 수출 품목은 일반 소비자가 인식하기 어려운 ICT 부품, 제약 원료, 통합형 서비스 등이다. 또한 교육 서비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팬데믹 이전까지는 매년 2,500~3,000명의 한국 학생이 아일랜드로 유학을 갔으며,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도 인기다. 한국 내에서는 아일랜드산 오트밀, 위스키, 베일리스, 농기계, 말 영양 제품, 해산물(특히골뱅이), 기네스 맥주 등이 인기다. 쇠고기 수입 승인과 기술 교류 아일랜드산 쇠고기의 한국 수입 승인에 대해 Winthrop 대사는 “경쟁 대상은 한우가 아닙니다. 아일랜드 쇠고기는 가공식품의 원료로 주로 사용되며, 고급 한우와는 시장이 다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이를 계기로 양국의 식품 안전, 농업 기술, 스마트팜 분야에서 기술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문학과 음악, 문화교류의 중심축 2024년 서울도서관과 함께 문학 축제를 시작했으며, 아일랜드 문학의 한국어 번역도 증가하고 있다. “아일랜드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한국인 그룹 ‘Ceoltóirí Craic’이 활동 중이며, 웨스트라이프와 데미안 라이스의 내한공연을 비롯해 <원스> 뮤지컬, 테너 Robin Tritshcler 등의 공연도 있었습니다.” 한국문학에도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입니다. 문학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정서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교육, 관광, 스타트업 분야의 전략적 협력 2023년 아일랜드 총리 방한 당시, 교육부 장관과 6개 대학이 동행해 한국 대학들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Horizon Europe 협정 체결로 양국 연구기관의 공동연구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관광 분야 역시 회복세다. “2023년 아일랜드는 660만 명의 해외 관광객을 맞이해 70억 유로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맞춤형 골프 관광 전략도 수립 중입니다.” 스타트업 분야에서는 창의성과 STEM 기술의 융합이 아일랜드의 강점이다. “2024년, 아일랜드 기업청(Enterprise Ireland)은 157개 스타트업에 2,700만 유로를 투자했으며, 유럽 내 가장 활발한 벤처캐피털 기관으로 평가받습니다.” 한국과 아일랜드, 우리는 닮은 두 나라 “한국은 종종 ‘아시아의 아일랜드’라 불리는데, 저는 아일랜드를 ‘유럽의 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양국은 분단, 식민지 경험, 디아스포라, 문학과 음악에 대한 열정, 교육 중시, 글로벌 마인드 등에서 닮았다. “차이점이라면 아일랜드인들은 좀 더 외향적이고, ‘빨리빨리’ 문화는 익숙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개인적 열정과 협력 “기후변화는 이미 실감되고 있으며, 대사관은 플라스틱 줄이기, 유기농 식자재 사용, 불필요한 차량 이동 자제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기차 도입, 에너지 절감 방안 등을 추진 중이며, 특히 해상 풍력 등 재생 가능 에너지에서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는 섬이고, 한국은반도이지만 실제로는 섬이라는 점에서 비슷한 환경을 가졌습니다. 해양 공간 계획, 규제 체계, 식량과 에너지 균형 등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 “한국과 아일랜드는 역사적 유사성과 함께 문화, 예술, 인재 양성, 평화 추구라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입니다. 이 공통점을 바탕으로 우리는 더 나은 미래, 더 단단한 경제 협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Michelle Winthrop 대사는 단지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양국 간의 실질적이고 문화적인 가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녀의 활동은 두 나라의 공통된 역사와 정서 위에 더욱 견고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취재:실록출판사

주한 아일랜드 대사 더 읽기"

주한 페루공화국 대사

페루와 한국, 60년의 우정과 협력 주한 페루공화국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대사 [페루공화국 개요] 페루공화국은 남아메리카 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태평양과 접하고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동쪽으로는 브라질, 남동쪽으로는 볼리비아, 남쪽으로는 칠레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총 면적은 약 1,285,216㎢로, 남미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입니다. 수도는 리마이며, 2024년 기준 인구는 약 3,400만 명입니다.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이며,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도 공식 언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인 안데스 문명의 발상지로, 카랄 문명(기원전 3,000년경)이 그 예입니다. 이는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계곡, 황허 문명과 함께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카랄 문명 이후, 차빈, 모체, 나스카, 티아우아나코, 와리, 시칸, 찬차이 등 다양한 지역 문화가 번성했습니다. 각 문명은 독특한 건축, 예술, 천문학, 종교 체계를 발전시키며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초까지, 잉카 제국은 안데스 지역과 남미의 광범위한 지역을 통합하며 번성했습니다. 수도는 쿠스코였으며, 마추픽추와 같은 뛰어난 건축물, 도로망, 농업 기술, 조직 능력으로 유명했습니다. 잉카 제국은 약 1,000만에서 1,200만 명의 인구를 통치했으며, 케추아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했습니다.​ 1532년,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정복자들이 잉카 제국을 정복하면서 스페인의 식민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약 300년 동안 스페인의 부왕령으로 지배를 받았으며, 1821년 7월 28일, 호세 데 산 마르틴 장군이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독립 이후, 페루는 군사 정권과 민간 정부가 교체되며 현대사를 형성해왔습니다.​ [경제 개요] 지난 20년간, 페루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안정적이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경제의 주요 축은 광업, 농업, 어업, 제조업, 관광업입니다. 2024년 기준 GDP는 약 2,700억 달러이며, 1인당 GDP는 약 7,800달러입니다.​    페루는 전 세계 50개국 이상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습니다. 주요 교역국은 중국, 미국, 브라질,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입니다. 2011년 한국과의 FTA 체결 이후, 한국은 페루의 5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개방적인 시장 정책, 풍부한 광물 자원, 인프라 개발 수요로 인해 페루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광업, 인프라, 농식품 가공 분야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공항, 지하철, 고속도로,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과 세계문화유산] 페루는 12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합니다. 주요 관광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야구와 축구 강국] 페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국가대표팀은 1930년 제1회 월드컵에 참가한 이래 남미 축구의 전통 강호로 손꼽히며, 1970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진출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1970년대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테오필로 쿠비야스는 페루 축구의 상징적 인물로 회자됩니다. 야구는 주로 북부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베네수엘라 및 콜롬비아와 인접한 지역에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현재 페루 야구 국가대표팀은 국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야구 인프라 확충 및 유소년 육성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편, 태권도, 배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성장 중이며, 정부 차원의 스포츠 육성 정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주한 페루대사 ―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은 한국과 페루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였습니다. 양국 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대사: 감사합니다. 페루와 대한민국은 1963년에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지난 60년 동안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양국은 민주주의, 인권 존중, 시장경제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현재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페루 FTA(2011년 발효)는 양국 교역과 투자의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개발, 광업, 에너지, 보건의료, 교육, 과학기술, 문화, 관광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양국의 경제·통상 관계에 있어 FTA의 영향은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대사: FTA 체결 이후, 한국은 페루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페루에 자동차, 전자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페루는 구리, 아연, 은, 금, 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 및 식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특히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상호 보완적인 무역 구조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건설, 포스코, SK,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페루의 인프라, 에너지,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하며 실질적인 경제 협력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과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페루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까요? 대사: 물론입니다. 페루는 풍부한 광물 자원, 젊고 역동적인 인구, 안정적인 거시경제, 개방적인 시장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광업, 농식품 가공, 인프라라 건설,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관광 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매우 유망한 분야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법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제도도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페루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페루에 투자하고 상호 번영을 도모하기를 기대합니다. ― 페루의 문화와 관광 자원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추픽추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명소가 있으신가요? 대사: 마추픽추는 물론이지만, 페루에는 그 외에도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명소가 무수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쿠스코는 잉카 문명의 심장부이자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아레키파는 ‘백색 도시’로 불리며 화산석 건축물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나스카 라인은 아직도 그 기원과 의미가 미스터리한 고대 지상화로, 항공 관광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생태관광과 원주민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티티카카 호수에서는 고대 문명의 신화를 간직한 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페루는 고대 유산, 자연의 경이, 다양한 음식과 음악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 문화와 교육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대사: 네, 문화와 교육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정을 심화시키는 핵심 분야입니다. 문화적으로는 페루 전통 예술과 한국의 K-문화가 상호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서울과 리마 양국 수도에서 열리는 문화행사, 영화제, 전시회, 공연 등이 양국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교육 면에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외대, 서울대 등 한국의 교육기관과 페루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많은 페루 학생들이 한국의 정부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하고 있으며, 이는 페루의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학생들도 페루의 언어, 역사, 문화에 대해 배우며 더 넓은 세계관을 갖는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 향후 양국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보고 계신 분야는 무엇입니까? 대사: 향후 가장 중요한 분야는 디지털 전환과 녹색전환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나라이고, 페루는 디지털 인프라 확장과 공공행정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전자정부, 디지털 교육, 원격의료 같은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과 경험은 페루에 매우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탄소배출 감축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저는 페루가 한국의 ‘녹색 ODA’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주한 대사로서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으셨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사: 서울에 부임한 이후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높은 시민의식, 질서와 효율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느낍니다. 제가 참석했던 한국의 전통 명절 행사, 문화 축제, 또는 한국인 학생들과의 만남 등은 늘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이 공동 주최한 문화행사였습니다. 페루 전통 무용단이 한국 무대에서 공연할 때, 많은 한국 관객들이 진심 어린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그 순간 양국 국민이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대사: 한국 국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열정, 성실함, 그리고 문화적 자부심을 매우 존경합니다. 페루는 한국과 함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입니다. 양국의 거리는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마음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페루의 자연, 문화, 역사, 음식, 그리고 따뜻한 국민들을 직접 만나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페루는 여러분을 항상 환영합니다. ¡Bienvenidos a Perú!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페루라는 나라가 가진 문화적 깊이와 경제적 잠재력, 그리고 대한민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대사는 단순한 외교관을 넘어, 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을 이끌고 미래 지향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진정한 문화 외교관이었다. 그는 한국과 페루가 공유하는 가치,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 그리고 미래를 위한 공동의 비전을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진심 어린 연결’을 강조했다. 특히, 교육과 문화, 기술과 녹색 전환이라는 미래지향적 키워드를 통해 양국이 앞으로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말처럼, 이제는 ‘가깝지 않지만 결코 먼 나라가 아닌’ 페루와 대한민국의 동행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취재:실록출판사

주한 페루공화국 대사 더 읽기"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카리브해의 심장, 도미니카공화국] 카리브해의 눈부신 햇살 아래, 한 나라가 있다. 바로 도미니카공화국(Dominican Republic). 바다와 산, 정열과 고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라틴 아메리카의 숨겨진 보석이자, 아메리카 대륙 문명의 첫 페이지를 연 역사적 공간이다. 많은 한국인들에게 도미니카공화국은 아직 생소한 이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 나라는 세계 어느 곳보다 다채로운 색채와 역동성을 간직하고 있다. 푸른 바다와 눈부신 백사장이 펼쳐지는 푼타카나(Punta Cana), 자연과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삼나(Samaná), 유럽식 구시가의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토도밍고(Santo Domingo)**까지. 도미니카공화국은 단순한 여행지를 넘어, 문화와 역사, 그리고 인간의 감각을 깨우는 ‘경험의 대륙’이다. [고대 문명의 요람]  도미니카공화국의 역사는 타이노족 원주민 문명에서 시작된다. 스페인 식민 이전, 이 섬에는 독창적인 농업과 언어, 신화를 갖춘 타이노 문화가 번성했으며, 그들의 삶의 흔적은 여전히 동굴 벽화, 민속 전통, 언어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이곳에 도착하면서 유럽과 아메리카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이뤄졌다. 그는 이 섬에 ‘이스파니올라’(La Española)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는 곧 산토도밍고라는 아메리카 최초의 도시로 발전하게 된다. 산토도밍고는 아메리카 대륙 최초의 성당, 대학, 병원, 요새를 갖춘 도시로, 신대륙의 문명을 여는 관문이 되었으며, 1990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도시는 오늘날에도 스페인 식민지 건축 양식과 현대적 도시 인프라가 절묘하게 공존하는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로 세계를 매혹시킨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 하면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야구(Baseball)다. 인구 1천만 명 남짓한 이 나라는 세계 메이저리그(MLB) 선수 배출국 1위의 명성을 자랑한다. 데이빗 오티즈, 페드로 마르티네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등 수많은 전설들이 바로 이 섬에서 태어나 자라났다. 야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그것은 도미니카 국민들의 꿈과 희망, 땀과 투지, 그리고 세계와 연결되는 가장 직접적인 언어이다. 전국에는 수많은 야구 아카데미와 지역 리그가 있으며, 어린 소년들은 야구공과 배트를 들고 미래의 메이저리그 선수를 꿈꾼다. 특히 미국 프로야구단은 도미니카공화국에 자체 아카데미를 두고 선수 발굴과 양성에 힘쓰고 있다. 이는 도미니카공화국의 국가적 브랜드 가치로도 이어지며, 스포츠와 경제가 결합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천혜의 자연으로 세계가 주목하는 관광 대국] 푸른 카리브해가 펼쳐지고, 야자수가 고요히 흔들리는 해변. 도미니카공화국의 자연은 사람의 눈과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그 중심에 있는 푼타카나는 세계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며, 연중 300일 이상의 맑은 날씨, 고급 리조트, 스쿠버 다이빙, 골프, 가족 휴양지로서의 명성이 자자하다. 뿐만 아니라, 고래 관찰로 유명한 삼나만, 화산 지형과 폭포가 어우러진 내륙의 생태 보호구역, 그리고 히스파니올라 섬을 가로지르는 중앙산맥은 자연 애호가들에게 이상적인 목적지를 제공한다. 관광산업은 도미니카공화국 GDP의 약 15%를 차지하며, 약 35만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시적인 충격을 받았으나, 빠른 회복세와 정부의 친관광정책으로 다시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현재는 북미뿐 아니라 유럽, 남미, 아시아 관광객 유치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한국인 관광객 증가도 기대하고 있다. [문화의 용광로, 열정과 리듬의 나라] 도미니카공화국은 단순히 자연 경관이나 역사만이 아닌, 리듬과 정열의 문화적 매력을 품고 있다. ‘메렝게(Merengue)’와 ‘바차타(Bachata)’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미니카의 대표 음악 장르이다. 빠르고 활기찬 비트,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멜로디는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리를 걷다 보면 자연스레 음악과 춤이 피어오르고,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즌엔 도시 전체가 리듬에 몸을 맡긴다. 음악과 함께하는 도미니카의 정서, 그리고 따뜻하고 유쾌한 국민성은 세계인들이 이 나라에 매료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실제로 도미니카 사람들은 한국인처럼 가족 중심적이고, 정 많고, 공동체 의식을 중요시하는 국민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도미니카공화국은 야구와 음악, 해변과 역사가 공존하는 역동적인 문화강국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도미니카공화국은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사람이 바로 오늘 우리가 만난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이다. 이제 우리는, 그의 입을 통해 도미니카공화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려 한다. 그리고 양국의 외교 관계를 넘어 민간 차원의 실질 협력과 상호 이해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를 진지하게 들어본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 유엔, 유럽연합 등에서 외교 경험을 쌓은 베테랑 외교관으로,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관에서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 대사를 직접 만나 도미니카공화국의 외교 정책, 경제 비전, 그리고 한국과의 협력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인터뷰 역사와 문화, 그리고 한-도미니카 협력의 미래를 말하다 “한국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 Q. 대사님, 안녕하세요. 오늘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선 도미니카공화국의 주요 외교 전략과 한국과의 외교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감사합니다.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저에게도 매우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현재 ‘지정학적 허브’라는 국가 비전을 가지고 외교 정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전략적 위치에 있기 때문에, 항만, 물류, 자유무역지대 등을 활용한 외교경제 전략이 매우 중요하죠.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우리의 핵심 파트너 중 하나입니다. 한국은 산업화와 기술 발전의 모범국가로, 특히 반도체, 디지털 경제,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서 도미니카공화국이 본받고 협력해야 할 대상입니다. 우리는 현재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으며, 기술이전과 공동 생산, 수출협력등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최근 도미니카공화국이 주목하는 산업군은 어떤 분야인가요? 우리는 관광, 농업, 제조업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에너지, 의약품 생산, 디지털 전환 산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풍력, 태양광, 수력에너지 발전소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의약품과 의료기기 생산 산업에 대한 세제 감면 및 투자 장려 정책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바이오 및 제약 기술을 매우 주의 깊게 보고 있으며, 양국 간 공동 생산 가능성을 모색 중입니다. Q. 최근 대사님은 도미니카공화국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수출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한국을 단순한 소비 시장이 아닌 파트너 국가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생산된 고급 커피, 초콜릿, 럼주, 시가 등은 고유한 풍미와 품질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서도 매우 경쟁력 있습니다. 현재 여러 바이어와 유통업체들과 협의 중에 있으며, 한류를 활용한 브랜드 협업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Q. 문화적 교류 측면에서는 어떤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한국과 도미니카는 모두 문화 강국입니다. 우리는 음악, 춤, 음식, 스포츠 등을 통해 민간 차원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최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아티스트들이 K-콘텐츠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산토도밍고에서는 한국 영화제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대사관에서는 한국과 도미니카 양국 국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즐기고 이해할 수 있도록 문화주간, 사진전, 요리행사 등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습니다. Q. 도미니카공화국은 야구 강국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스포츠 교류에 대한 계획도 있으신가요? 물론입니다. 야구는 도미니카공화국 국민의 자부심입니다. 우리는 매년 수많은 선수들을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키고 있고, 많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도미니카 출신이죠. 한국 역시 수준 높은 야구 리그와 팬층을 보유하고 있기에, 한-도미니카 야구 친선 경기, 유소년 훈련 프로그램, 코치 교환 프로그램등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한 외교는 매우 효과적인 문화 외교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Q. 대사님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한국은 매우 흥미롭고 활기찬 나라입니다. 서울의 빠른 템포와 높은 기술력, 그리고 시민들의 따뜻함이 인상적입니다. 특히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의 풍경, 그리고 한식의 다채로움은 제가 한국을 더욱 사랑하게 만든 요소입니다. 또한 도미니카공화국과 유사한 가족 중심 문화가 있어 한국에서의 삶이 익숙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도미니카, 함께 만들어갈 미래”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 대사는 인터뷰 말미에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술, 기후, 경제 등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요. 도미니카공화국은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과 함께 나아가길 원합니다. 함께 연구하고, 함께 생산하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서, 우리의 관계는 앞으로 더욱 굳건해질 것입니다.”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 대사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한국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저는 한국에서 일하며, 한국인들이 가진 놀라운 잠재력과 성실함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은 짧은 시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룬,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나라입니다. 특히 저는 ‘새마을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개발 전략이 아닌, 공동체 정신, 자립심, 노력, 그리고 국민적 연대가 결합된 기적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도미니카공화국도 새마을운동의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운동은 단순한 원조나 투자가 아니라, 국민 스스로가 자신들의 마을을 변화시키고, 결국은 국가 전체를 바꾼 위대한 운동이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개발도상국들에게 매우 큰 영감을 줍니다. 저는 도미니카공화국 젊은 세대에게도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국과의 협력 속에서 이러한 성공 경험을 공유하며,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길 희망합니다.” 그는 한국인의 근면함, 교육열, 공동체 의식, 그리고 변화를 이끄는 강한 추진력을 ‘기적을 만드는 DNA’라고 표현했다. “한국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를 발전시키는 힘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민족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힘이 단지 한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그리고 저희 도미니카공화국에도 큰 영감을 주는 자산이라고 믿습니다.” 이처럼 그는 한국의 발전에 대한 경이로움을 표현하면서도, 한국 국민 개개인에 대한 애정을 잊지 않았다. “여러분은 아름답고 따뜻한 사람들입니다. 제가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감동했던 순간들은, 바로 일반 시민들의 진심 어린 환대와 관심이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을 텐데도, 열린 마음으로 다가와주신 한국인들 덕분에 저는 이곳이 진정한 제2의 고향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어 한국인들이 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단순한 휴양지를 넘어, 깊은 역사와 문화, 생동감 넘치는 예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환한 미소가 살아 있는 곳입니다. 저는 한국의 가족들이 푼타카나의 해변에서 아이들과 함께 노는 모습, 산토도밍고의 오래된 거리에서 역사와 음악을 체험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미소를 짓곤 합니다. 여러분 모두를 도미니카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과 도미니카공화국이 앞으로 함께 만들어갈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다릅니다. 지리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하지만 우리는 공통점도 많습니다. 가족을 중시하고, 교육을 중시하고, 열심히 일하며 미래를 꿈꾼다는 점에서 우리는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이유로, 양국이 함께 걸어갈 미래가 매우 밝고, 창의적이며, 인간 중심적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한국인 여러분, 도미니카공화국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지 여행객으로서가 아니라, 파트너로서, 친구로서, 가족으로서 말입니다.” 이러한 메시지는 단순한 외교관의 언어가 아니었다. 그것은 한 나라의 문화, 역사, 그리고 사람들을 대표하는 이가 다른 나라의 국민에게 건네는 우정과 신뢰, 그리고 미래를 향한 진심 어린 초대장이자 약속이었다. [인터뷰를 마치며] 실제로 도미니카공화국은 한국을 태평양과 아메리카를 잇는 전략적 가교 국가로 보고 있으며, 한국 역시 도미니카를 중남미 진출의 핵심 거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외교, 경제, 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왔고, 앞으로는 디지털, 기후 기술, 인적 교류, 학술 협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협력 모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리브해의 중심에서 ‘글로벌 파트너’로 우뚝 서고자 하는 도미니카공화국. 그 중심에서 한-도미니카의 우정과 미래를 설계하는 주인공이 바로 Federico Alberto Cuello Camilo 대사다. 그의 깊은 외교적 식견과 열정은, 두 나라의 협력 관계가 앞으로 얼마나 더 넓고 깊게 뻗어나갈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표이기도 하다.

주한 도미니카공화국 대사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