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페루공화국 대사

페루와 한국, 60년의 우정과 협력

주한 페루공화국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대사


[페루공화국 개요]


페루공화국은 남아메리카 서부에 위치한 국가로, 태평양과 접하고 있습니다. 북쪽으로는 에콰도르와 콜롬비아, 동쪽으로는 브라질, 남동쪽으로는 볼리비아, 남쪽으로는 칠레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총 면적은 약 1,285,216㎢로, 남미에서 세 번째로 큰 나라입니다. 수도는 리마이며, 2024년 기준 인구는 약 3,400만 명입니다. 공식 언어는 스페인어이며,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도 공식 언어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인 안데스 문명의 발상지로, 카랄 문명(기원전 3,000년경)이 그 예입니다. 이는 약 5,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인더스 계곡, 황허 문명과 함께 인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카랄 문명 이후, 차빈, 모체, 나스카, 티아우아나코, 와리, 시칸, 찬차이 등 다양한 지역 문화가 번성했습니다. 각 문명은 독특한 건축, 예술, 천문학, 종교 체계를 발전시키며 상호 영향을 주고받았습니다.​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초까지, 잉카 제국은 안데스 지역과 남미의 광범위한 지역을 통합하며 번성했습니다. 수도는 쿠스코였으며, 마추픽추와 같은 뛰어난 건축물, 도로망, 농업 기술, 조직 능력으로 유명했습니다. 잉카 제국은 약 1,000만에서 1,200만 명의 인구를 통치했으며, 케추아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했습니다.​

1532년,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정복자들이 잉카 제국을 정복하면서 스페인의 식민 지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약 300년 동안 스페인의 부왕령으로 지배를 받았으며, 1821년 7월 28일, 호세 데 산 마르틴 장군이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독립 이후, 페루는 군사 정권과 민간 정부가 교체되며 현대사를 형성해왔습니다.​


[경제 개요]


지난 20년간, 페루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가장 안정적이고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여주었습니다. 경제의 주요 축은 광업, 농업, 어업, 제조업, 관광업입니다. 2024년 기준 GDP는 약 2,700억 달러이며, 1인당 GDP는 약 7,800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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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업: 페루는 세계 2위의 구리 생산국이며, 금, 은, 아연, 주석, 몰리브덴, 리튬 등의 풍부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농업: 아보카도, 망고, 아스파라거스, 블루베리, 커피, 카카오, 퀴노아 등 고부가가치 농산물을 수출합니다.​
  • 어업: 페루는 세계 최고의 어분 생산국 중 하나입니다. 차가운 훔볼트 해류로 인해 연안 해역은 풍부한 해양 자원을 자랑합니다.​
  • 제조업: 식음료, 의류,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등 분야에서 제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 관광업: 마추픽추, 쿠스코, 나스카 라인, 티티카카 호수 등 고대 유적지로 인해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페루는 전 세계 50개국 이상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습니다. 주요 교역국은 중국, 미국, 브라질, 한국, 일본, 유럽연합 등입니다. 2011년 한국과의 FTA 체결 이후, 한국은 페루의 5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 개방적인 시장 정책, 풍부한 광물 자원, 인프라 개발 수요로 인해 페루는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광업, 인프라, 농식품 가공 분야에서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도 공항, 지하철, 고속도로, 가스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관광 산업과 세계문화유산]


페루는 12개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합니다. 주요 관광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마추픽추: 잉카 제국의 잃어버린 도시로, 세계 신7대 불가사의 중 하나입니다.​
  • 쿠스코: 잉카 제국의 수도로, 식민지 시대 건축물과 고대 유적이 공존합니다.​
  • 나스카 라인: 신비로운 대형 지상화로, 항공 관광의 필수 코스입니다.​
  • 티티카카 호수: 세계에서 가장 높은 항행 가능한 호수로, 우로스족의 떠다니는 섬이 유명합니다.​
  • 콜카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보다 깊은 협곡입니다.​
  • 아마존 열대우림: 페루의 동부 지역은 아마존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으며, 다양한 생태계와 원주민 문화가 공존합니다. 이곳은 세계에서 생물 다양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로 손꼽히며, 생태 관광 및 생물 연구의 중심지입니다.


[야구와 축구 강국]


페루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축구입니다. 국가대표팀은 1930년 제1회 월드컵에 참가한 이래 남미 축구의 전통 강호로 손꼽히며, 1970년 멕시코 월드컵 8강 진출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진출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1970년대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테오필로 쿠비야스는 페루 축구의 상징적 인물로 회자됩니다.


야구는 주로 북부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베네수엘라 및 콜롬비아와 인접한 지역에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현재 페루 야구 국가대표팀은 국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으며, 야구 인프라 확충 및 유소년 육성을 위해 노력 중입니다. 한편, 태권도, 배구, 농구 등 다양한 스포츠 종목이 성장 중이며, 정부 차원의 스포츠 육성 정책도 활발히 추
진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주한 페루대사


― 안녕하십니까. 바쁘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은 한국과 페루 수교 60주년을 맞는 해였습니다. 양국 관계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대사: 감사합니다. 페루와 대한민국은 1963년에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지난 60년 동안 서로에 대한 깊은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양국은 민주주의, 인권 존중, 시장경제 등 핵심 가치를 공유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지평을 넓혀 왔습니다.


현재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한-페루 FTA(2011년 발효)는 양국 교역과 투자의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프라 개발, 광업, 에너지, 보건의료, 교육, 과학기술, 문화, 관광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양국의 경제·통상 관계에 있어 FTA의 영향은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대사: FTA 체결 이후, 한국은 페루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한국은 페루에 자동차, 전자제품, 석유화학제품 등을 수출하고 있으며, 페루는 구리, 아연, 은, 금, 농산물 등 다양한 원자재 및 식품을 한국에 수출하고 있습니다.


양국 간 교역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특히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맞아 공급망 다변화와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상호 보완적인 무역 구조는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한 현대건설, 포스코, SK,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이 페루의 인프라, 에너지, 자원 개발 프로젝트에 활발히 참여하며 실질적인 경제 협력의 주체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한 통계를 넘어, 양국 경제의 상호 의존성과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페루는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까요?


대사: 물론입니다. 페루는 풍부한 광물 자원, 젊고 역동적인 인구, 안정적인 거시경제, 개방적인 시장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광업, 농식품 가공, 인프라라 건설, 재생에너지, 수소에너지, 관광 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진출하기에 매우 유망한 분야입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외국인 투자를 적극 장려하고 있으며, 법적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제도도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페루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페루에 투자하고 상호 번영을 도모하기를 기대합니다.

Children in colorful traditional costumes at a lively street festival in Cusco, Peru.


― 페루의 문화와 관광 자원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마추픽추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명소가 있으신가요?


대사: 마추픽추는 물론이지만, 페루에는 그 외에도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명소가 무수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쿠스코는 잉카 문명의 심장부이자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아레키파는 ‘백색 도시’로 불리며 화산석 건축물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나스카 라인은 아직도 그 기원과 의미가 미스터리한 고대 지상화로, 항공 관광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서는 생태관광과 원주민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티티카카 호수에서는 고대 문명의 신화를 간직한 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페루는 고대 유산, 자연의 경이, 다양한 음식과 음악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 문화와 교육 분야에서도 양국 간 협력이 활발하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례들이 있습니까?


대사: 네, 문화와 교육은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우정을 심화시키는 핵심 분야입니다. 문화적으로는 페루 전통 예술과 한국의 K-문화가 상호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시너지를 내고 있으며, 서울과 리마 양국 수도에서 열리는 문화행사, 영화제, 전시회, 공연 등이 양국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교육 면에서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외대, 서울대 등 한국의 교육기관과 페루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많은 페루 학생들이 한국의 정부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유학하고 있으며, 이는 페루의 미래를 이끌 인재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한국 학생들도 페루의 언어, 역사, 문화에 대해 배우며 더 넓은 세계관을 갖는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 향후 양국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보고 계신 분야는 무엇입니까?


대사: 향후 가장 중요한 분야는 디지털 전환과 녹색전환입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을 보유한 나라이고, 페루는 디지털 인프라 확장과 공공행정의 디지털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 전자정부, 디지털 교육, 원격의료 같은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과 경험은 페루에 매우 유용한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수소경제, 탄소배출 감축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저는 페루가 한국의 ‘녹색 ODA’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 주한 대사로서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으셨다면 말씀해 주세요.


대사: 서울에 부임한 이후 한국 국민들의 따뜻한 환대와 높은 시민의식, 질서와 효율이 조화를 이루는 도시 환경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은 전통과 현대, 자연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점에서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느낍니다.


제가 참석했던 한국의 전통 명절 행사, 문화 축제, 또는 한국인 학생들과의 만남 등은 늘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순간은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양국이 공동 주최한 문화행사였습니다. 페루 전통 무용단이 한국 무대에서 공연할 때, 많은 한국 관객들이 진심 어린 박수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그 순간 양국 국민이 진심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국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대사: 한국 국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의 열정, 성실함, 그리고 문화적 자부심을 매우 존경합니다. 페루는 한국과 함께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입니다. 양국의 거리는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마음은 가까이에 있습니다. 페루의 자연, 문화, 역사, 음식, 그리고 따뜻한 국민들을 직접 만나보시기를 진심으로 추천드립니다. 페루는 여러분을 항상 환영합니다. ¡Bienvenidos a Perú!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페루라는 나라가 가진 문화적 깊이와 경제적 잠재력, 그리고 대한민국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대사는 단순한 외교관을 넘어, 양국 간의 실질적 협력을 이끌고 미래 지향적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진정한 문화 외교관이었다.


그는 한국과 페루가 공유하는 가치, 상호 보완적인 경제 구조, 그리고 미래를 위한 공동의 비전을 차분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냈으며, 양국 국민 간의 ‘진심 어린 연결’을 강조했다. 특히, 교육과 문화, 기술과 녹색 전환이라는 미래지향적 키워드를 통해 양국이 앞으로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의 말처럼, 이제는 ‘가깝지 않지만 결코 먼 나라가 아닌’ 페루와 대한민국의 동행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취재:실록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