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록출판사 신년기획] 2026년, 대한민국 취업과 창업


2026년, 한국의 취업과 창업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저성장·고불확실성 속에서 다시 짜이는 대한민국의 취업과 창업 지형



2026년의 한국 취업·창업 환경을 전망하려면 먼저 거시경제의 프레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6년 한국 성장률을 1.8% 수준으로, 2025년보다 소폭 높지만 잠재성장률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OECD 역시 2026년 한국 성장률을 약 2%대 초반으로 보면서, 수출은 관세와 글로벌 불확실성에 눌리고 내수는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구조를 전제로 하고 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것은 위기라 부르기엔 부족하고, 호황이라 부르기엔 모자란 ‘애매한 성장’이다. 실업률은 각종 전망에서 2026년에 약 3% 내외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상으로는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에 더 가깝지만, 체감 고용환경은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고용률 자체는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음에도, 질 좋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포기하거나 아예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청년과 중장년이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5년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이상 고용률은 63%대 중후반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2%대 후반에서 3%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일할 사람만 나오면 일자리는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고령층과 여성의 고용이 빠르게 늘어나는 대신 청년층 고용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양상이 관측된다. OECD는 2026년까지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 상승이 전체 고용을 받쳐줄 것이며, 이에 따라 실업률은 소폭 낮아질 것이라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일자리는 늘지만 그 일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의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국면이 2026년에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뜻이다.



인구절벽이 바꾸는 노동시장: 고령화·인구감소·구조개혁의 삼각 파도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를 규정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이제 경기 사이클이 아니라 인구 구조다. OECD 고용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2020년 3,664만 명에서 2024년 3,562만 명으로 이미 감소 국면에 들어섰고, 2060년까지 고용률이 8%포인트 이상 떨어질 수 있다는 장기 전망도 제시된다. 조선일보 영문판 분석 역시 2017년 3,686만 명을 정점으로 한국의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으며, 노동력 감소가 본격적인 “인력 일상적 부족”의 시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지적한다. 인구·노동 연구자들은 저출생으로 인해 2040년에는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2020년 72%에서 56%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며, 이른바 ‘인구 절벽’이 성장과 고용에 동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은행의 취업자 수 추세 분석에 따르면, 인구 감소와 기술 변화, 일자리 미스매치 심화의 영향으로 장기적인 ‘추세 취업자 수 증가 규모’는 2010년대 초반 40만 명 수준에서 2016~2019년 19만 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가, 팬데믹 이후 한때 30만 명대 초반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추세 증가 폭이 10만 명대 후반으로 다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KDI는 2026년 취업자 증가폭이 7만 명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숫자는 플러스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노동시장이 “양적 확장은 사실상 끝나고, 질과 배분의 싸움”으로 재편되는 방향이라는 뜻에 가깝다.


이 과정에서 고령층과 여성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연근무제와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 덕분에 여성과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인구 감소가 고용에 주는 하방 압력을 일정 부분 상쇄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한국 특유의 ‘피크 임금제’와 강한 연공서열 문화는 고령 노동자의 임금과 고용의 질을 저하시켜 노인 빈곤과 비정규직 비중을 키운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와 해외 언론은 60세 전후로 임금이 절반까지 깎이는 임금체계와 조기 퇴직 관행이 고령층을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다.


2026년의 취업시장에서는 이런 구조적 긴장이 더욱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 절벽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데, 임금·고용 제도와 기업 문화는 여전히 연령과 정규직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여성·고령층의 노동 공급이 늘고 있음에도 이들이 ‘괜찮은 일자리’를 얻지 못하는 구조가 이어진다면, 통계상 실업률과 고용률은 양호한데 체감은 나쁜 ‘기묘한 노동시장’의 풍경이 2026년에도 반복될 수 있다.



청년 취업의 현실: 숫자보다 더 깊은 좌절과 포기


청년 취업을 둘러싼 지표는 이미 심상치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5년 가을 기준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5.3% 수준으로, 전년 대비 상승하며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악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상 절대 수준만 보면 OECD 평균 대비 낮은 편이지만, 한국 특유의 고학력·정규직 선호 구조와 스펙 경쟁을 감안하면 이 숫자의 의미는 단순한 “5%대”로 축소하기 어렵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이 2025년 들어 되레 떨어졌다는 정부 통계는, 일자리가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자리’와 ‘실제 나오는 일자리’ 사이의 괴리가 크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노동시장 밖으로 완전히 이탈한 청년들이다. 이른바 “쉬는 청년” 혹은 니트(NEET) 청년으로 분류되는 집단이 늘어나면서, 지난 5년간 한국 경제가 이런 비경제활동 청년들로 인해 잃은 비용이 53조 원에 달한다는 추정도 나왔다. 표면적인 실업률 통계에서는 잡히지 않지만, 구직을 포기하고 시험 준비나 무기력 상태에 머무는 청년이 많아지는 현상은 향후 생산성, 혁신, 사회통합 측면에서 모두 큰 부담이 된다. KDI는 최근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구직 포기와 구직단념이 실업률 하락의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단순히 실업률 숫자만으로 노동시장 상황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2026년 취업시장은 청년에게 더욱 양극화된 풍경을 보여줄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 국방·우주 등 국가 전략산업 분야에서는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정부도 AI 전환과 초혁신 경제를 내세우며 30개 핵심 프로젝트를 통해 청년 선호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내수 서비스업과 전통 제조업, 단순 사무·관리직 등에서는 자동화와 비용 절감 압력이 겹치면서 신규 채용 문이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사회적 불안도 청년 취업 심리에 영향을 준다. 2024년 말 정치적 혼란 국면에서 실업률이 3년 반 만에 최고치인 3.7%로 치솟고, 취업자 수가 202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사건은 노동시장이 정치 리스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2025년 새 정권 출범 이후 정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완화되었지만, 청년층 입장에서 “언제든 정책·규제가 바뀌어 기업이 채용을 늦출 수 있다”는 불신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환경 속에서 2026년에는 “어느 회사에 들어가느냐”보다 “어떤 역량을 쌓고 어느 산업에 올라타느냐”가 청년 취업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전체 고용의 방향성: 늘어나는 취업자, 줄어드는 증가폭, 고용의 질 경쟁


OECD와 CEIC 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한국의 총취업자 수는 2,890만 명 안팎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러한 양적 확대의 이면에는 취업자 증가폭의 둔화라는 구조적 제약이 뚜렷하다. KDI는 2025년 취업자 수 증가가 9만 명에 그칠 것으로 본 데 이어, 2026년에는 연간 증가폭이 7만 명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은행 역시 인구 감소와 기술 변화, 일자리 미스매치 때문에 추세 취업자 수 증가 규모가 장기적으로 10만 명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고 분석한다.


이는 2026년의 노동시장을 “고용의 양을 두고 싸우는 시대에서, 고용의 질을 두고 경쟁하는 시대로 전환되는 분기점”으로 만들어 놓는다. 제조업과 건설, 전통 서비스업에서의 상용직 대규모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대신, 시간제·플랫폼 노동·프리랜서·파견·용역 등 다양한 형태의 비표준 고용이 구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새 정부가 노동조합 권한을 강화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을 통과시키며 하청·간접고용 노동자의 교섭력을 높였지만, 재계는 이런 변화가 투자와 고용 확대를 오히려 위축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여기에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까지 더해진다. 한국은행은 2025년 이후 기준금리 인하를 이어가면서도,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가 다시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 대해 금융안정상 높은 경각심을 표했다. 만약 2026년까지 저금리 환경 속에서 부동산 가격과 레버리지 투자가 재차 과열된다면, 향후 또 한 번의 급랭 국면에서 건설·금융·소비 관련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잠재 리스크가 누적될 수 있다.


따라서 2026년의 한국 고용시장은 겉으로는 취업자와 고용률이 사상 최고를 경신하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안정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일자리가 얼마나 만들어지느냐”를 둘러싼 경쟁과 갈등이 한층 첨예해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의 양면성: 투자 반등과 구조조정 후유증이 공존하는 2026년


창업 환경을 살펴보면, 그림은 더 복잡해진다. 먼저 자금 측면에서 한국 스타트업은 2022년 글로벌 긴축 이후 가파른 조정을 겪었다. 일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국 테크 스타트업의 에쿼티 펀딩은 전년 대비 60% 가까이 감소하면서, ‘잉여 유동성의 시대’가 종료되었음을 보여준다. 해외 자본 유입도 줄었다. 2024년 기준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해외 VC 투자는 2021년 대비 거의 60%나 줄어든 4,746억 원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이후 국내 벤처투자는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전체 벤처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에 비해 47.5% 증가한 11조 9,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2023년 대비 증가로 돌아선 첫해가 되었다. 2025년 1분기에는 신규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2조 6,000억 원에 달했고, 펀드 결성액도 3조 1,000억 원으로 20% 이상 늘어났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2025년 신규 벤처투자는 5조 7,000억 원을 넘었고, 특히 바이오·의료와 게임, AI 스타트업에 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서울은 이런 흐름의 중심에 있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평가에서 서울은 2025년 세계 8위 스타트업 도시로 선정되며, 2년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트업 지표를 보면 2022~2024년 기준 서울 생태계의 총 가치(엑싯과 기업가치 합계)는 1,330억 달러에 달하며, 같은 기간 초기 단계(Seed·시리즈 A) 투자만 41억 달러 규모로 집계된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라이프사이언스, 첨단 제조·로보틱스가 서울 스타트업의 핵심 강점 섹터로 꼽히고, AI 데이터센터와 바이오 클러스터, 로봇 허브 등 산업별 인프라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동시에 구조조정의 상흔도 깊다. 투자 위축과 수익성 압박 속에서 2025년 한 해에만 100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30% 이상의 인력을 감축했고, 이들 중 상당수가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받았던 스타트업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가장 크게 늘었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스타트업발 구조조정”이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024년에는 여러 유니콘 기업이 사상 첫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지만, 이는 동시에 대규모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을 동반한 ‘생존형 흑자’였다는 점에서 양면성을 지닌다.


이 모든 흐름을 감안하면, 2026년의 한국 창업 생태계는 “투자와 인프라는 회복하지만, 고용과 성장은 엄격한 선택과 집중 속에서 이루어지는 국면”이 될 가능성이 크다. AI·바이오·첨단제조·게임·핀테크 등 일부 섹터에서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창업자에게 상당한 자금과 인재가 몰리지만, 수익성·거버넌스·규제 대응 능력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자금 줄기 자체가 끊기면서 시장에서 퇴출될 위험이 높다.



2026년 취업시장과 창업 기회의 교차점: 어디에서 일이 생기고 사라지는가


취업과 창업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각각의 그림이 그려지지만, 2026년 한국 경제를 이해하려면 두 시장의 연결 고리를 함께 봐야 한다. 스타트업은 더 이상 “소수의 모험적 선택”이 아니라, 특정 분야에서는 대기업 못지않게 중요한 고용의 축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스타트업의 부침은 청년층·고급인력의 일자리와 직결되며, 고용·복지·세제 정책 전반과도 맞물린다.


먼저 대기업과 제조업 부문에서는 반도체·2차전지·자동차·조선 등 수출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2025~2026년에 걸쳐 채용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다만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와 관세 인상, 공급망 재편의 부담 때문에, 전체 고용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자동화·스마트팩토리와 함께 “소수 정예 고급 인력 중심 채용”으로 재편되는 경향이 강하다. 화이트칼라 사무·관리직 채용은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의 영향으로 늘어나기보다는 재배치·전환교육의 대상이 되는 쪽에 가깝다.


서비스업에서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헬스케어, 실버케어, 물류·배송, O2O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일자리는 상당수가 저임금·플랫폼 기반·비정규직 형태로 공급되기 쉬워, 청년 고급 인력의 눈높이와는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금융·컨설팅·법률·IT 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경제 전체 성장률이 낮은 탓에 채용 폭을 크게 늘리기 어렵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스타트업과 중소 혁신기업은 이 틈새에서 “고성장·고위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공간이 된다. 2024~2025년 투자 회복세를 감안하면, 2026년에도 AI·데이터, 바이오·헬스케어, 로봇·모빌리티, 게임·콘텐츠, 핀테크 등 분야에서 개발자·데이터 사이언티스트·PM·기획자·디자이너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대규모 구조조정과 투자 선별 심화로 인해 스타트업 일자리는 “들어갈 때는 어렵고, 들어간 뒤에도 불안정한” 성격이 강해질 수 있다.


2026년의 취업시장과 창업 환경을 종합해보면, “어디에 일자리가 늘어나는가”보다 “어떤 유형의 일자리와 경력 경로가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제공하는가”가 핵심 질문이 된다. 대기업 정규직·전문직·공공부문·전략산업 스타트업 등 ‘코어 섹터’에선 실질적인 기회가 열려 있지만, 그 외 주변부에서는 인력 수요가 줄거나 고용의 질이 낮아지는 양극화가 심화될 위험이 있다.



제도·정책의 역할: 노동보호 강화와 혁신 촉진 사이의 균형 찾기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의 노동·산업 정책 방향도 취업과 창업 환경에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국회가 통과시킨 노동조합법 개정,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하청·플랫폼 노동자의 교섭권을 강화하고 파업 손해배상 범위를 줄이는 등 노동자 보호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계는 오랜 숙원이 해결됐다고 평가하지만, 재계는 노사갈등 심화와 투자 위축 가능성을 경고한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2025년 대선에서 진보 성향의 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전 정권의 극단적 정치 불안을 수습하고 소득·불평등·복지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예고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관세 인상, 지정학 리스크 등 외부 충격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어, 재정·통상·산업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 모든 요소는 2026년 투자와 고용 결정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


창업 정책 측면에서 정부는 2024년 이후 AI·바이오·딥테크 스타트업을 집중 지원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2024년 벤처투자 반등 이후, 2025년에는 ‘바이오 벤처 혁신 생태계 조성 계획’과 ‘AI 활용 확산 대책’ 등을 통해 국가가 직접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고급 인력 수요를 견인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동시에, 정부 지원금과 각종 규제 특례가 ‘좀비 스타트업’을 양산하거나 시장 신호를 왜곡하지 않도록, 투자 심사과정의 전문성과 결과 평가의 엄격함을 유지하는 것이 2026년 이후 정책의 관건이 될 것이다.


취업 정책에서는 AI 전환 프로젝트, 지역별 청년 일자리 사업, 직업훈련·전환교육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지가 중요해진다. 정부는 ‘AI 전환·초혁신 경제’ 아래 30개 대표 사업을 통해 청년 선호 직종의 양질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 기업들이 이 정책을 활용해 얼마만큼의 정규직·고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들지 여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2026년을 바라보는 냉정한 결론: 쉽지 않은 환경, 그러나 기회는 더욱 선별적으로 열린다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보면, 2026년 대한민국의 취업과 창업 환경은 한마디로 “양적 고용은 유지되지만, 기회의 질은 더 치열하게 선별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 전체 성장률은 2% 안팎, 실업률은 3% 내외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고령화와 인구감소, 기술 전환, 노동제도 개편,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가 동시에 작용하며 노동시장과 창업 생태계를 재구성하고 있다.


취업 시장에서는 고령층·여성·전문직의 고용은 늘지만, 청년·중장년 남성·중간 숙련 노동자는 도태 위험에 더 자주 노출될 수 있다. 정규직·안정직과 비정규직·플랫폼 노동의 격차, 수도권과 지방,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 간 격차는 2026년에도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AI·바이오·로봇 등 일부 분야에 자본과 인재가 집중되면서 ‘슈퍼스타 기업’은 늘어나겠지만, 그렇지 못한 다수의 스타트업은 자금난과 규제·시장 압박 속에서 구조조정을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해서 2026년을 비관 일변도로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저성장과 인구절벽, 통상 리스크가 항구적인 상수로 자리 잡는 환경에서는, 이를 전제로 한 전략을 세운 개인과 기업, 정책당국이 상대적 승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취업의 관점에서는 산업과 직무를 선택할 때 “성장성과 방어력, 자동화에 대한 내성, 글로벌 확장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고, 창업의 관점에서는 “기술·데이터·규모의 이점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생존과 엑싯을 가르는 기준이 된다.


2026년 대한민국의 취업과 창업은 더 이상 “언젠가 다시 올 호황을 기다리는 경기순환적 문제”가 아니다. 인구와 기술, 제도와 지정학이 동시에 바뀌는 구조적 전환기 속에서, 개인과 기업, 정부가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는 일자리 부족과 과로, 고용 불안으로 기억되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AI·바이오·친환경·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위에 올라타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 선택의 교차로에 서 있는 해, 그것이 바로 2026년의 대한민국 취업·창업 시장이다.